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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그다드 카페 / 김수목

소눈망울 2016. 11. 12. 15:13

 

 

 

 

 

 

바그다드 카페 / 김수목

시리아 사막이었나

바그다드 카페

거기에 나의 여행 가방을 두고 왔네

낙타 방울 소리가 들리던

바그다드 카페

난 아직도 그곳을 떠나지 못하네

바그다드 카페

나의 낡은 여행 가방에 든

피스타치오가 썩어가고 있을까

아니면 건조한 사막 바람에 그대로

쪼그라져 가고 있을까

한낮의 열기 식어

싸늘해진 사막의 밤하늘이

검은 색이 아니라는 것도

바그다드 카페는 가르쳐 주었네

낡은 여행 가방을 찾으러 간다면

바그다드 카페에서 노래 부르리

굴곡도 리듬도 없는 흥얼거림의 노랫가락

노랫말은 잊어 비음의 멜로디만으로도

베두인 카페 주인이 진한 커피 한 잔으로

입막음할 때까지

낡은 여행 가방을 찾으러 다시 간다면

파랗고 깊은 눈동자의 베두인 주인은

밤하늘의 물뱀자리로

택배 보냈다고 할지도 몰라

바그다드 카페.

― 김수목 시집 『 바그다드 카페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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