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룩한 내맡김의 영성♣/내맡김 영성

[스크랩] < 斷想 > 17. 축구! 모든 것을 즐기십시오?

소눈망울 2016. 11. 22. 19:30

요즘, 월드컵이 한창입니다.

저도 잘은 못했지만 운동 중에 가장 좋아하던 운동이 축구였습니다.

소신학교 시절, 운동장이 딸랑 축구장 하나인 아주 작은 공간의 신학교에서

많은 신학생들이 함께 어울려 놀 수있는 것은 "축구"뿐이었습니다.

 

그래서 1년에 한 번, 교장신부배 축구대회는 가히 "전쟁", 그 자체였습니다.

죽기 살기로 하다보니, 축구대회 후에는 시련(?)이 컸던 것입니다.

선배가 지게 되면, 후배에게 시련이 시작됩니다.

신학교가 들썩입니다.

신학교가 폭력의 場이 됩니다.

 

어린 마음에 그래도 거룩한 마음으로 신부가 되겠다던 신학생들이 조폭이 됩니다.

이를 말리던 설흔 초반의 젊은 담임 신부가 신학교에서 폭력을 몰아 내야 한다고

더 큰 폭력을 휘두릅니다.

 

서로 잘못한 선후배 두개 학년 전체 100명이 넘는 학생을  강당에 몰아 넣고

소위 "빳따"를 칩니다.

자신의 제자들을 올바른 사제의 길로 이끌어야 한다는

용감한 30대 초반의 힘이 넘치는 젊은 사제는 "빳따"가 하느님의 法이 되어

法을 마구 휘두르면서 땀을 뻘뻘 흘리다 곧 지쳐버립니다.

 

한참의 세월이 흘러 띠동갑도 안되던 그 젊은 스승과 한자리에 함께 앉아

고스톱 전쟁에 뛰어 듭니다.

스승께서는 고스톱에 가히 신선의 경지였지만,

범 무서운 것 모르는 하룻 강아지이기에 범을 마구 귀여워 합니다.

범의 수염, 콧털을 잡아 뜯습니다.

 

범은 그 아픔을 참을 수 없어 포효합니다, 그 작은 하룻강아지에게 말입니다.

이름대로 하룻강아지이기에 더욱 무서울 게 없습니다.

범은 약속을 깹니다. 나의 수염을 한 시간 더 물어 뜯을 기회를 주겠다고---

 

하룻강아지는 정말 그럴 수 없다고,

제가 하룻강아지라 잘 몰라서 그렇게 수염, 콧털을 물어 뜯었지

이젠 그럴 수 없고 또 졸립고 힘이 들어서도 그럴 수 없다해도 

범이 그것을 강제로 원하니 어쩔 수 없이 양보합니다.

 

범의 마음이 진실인지 범이 내뱉은 말 그대로 이루어집니다.

더욱 수염과 콧털을 들이 대줍니다.

수염과 콧털이 다 뽑혔습니다.

멋있게 보이던 범의 몰골이 끌려가던 예수님 모습 그대로 초라하기 그지 없습니다.

그 모습을 하룻강아지에게 행동으로 보여 주려 했던 모양입니다.

서라(스톱), 가라(고~) 말할 힘도 사라졌습니다.

전쟁이 끝난 것입니다.

 

하룻강아지는 범에게 자비를 베풉니다.

하룻강아지는 역시 하룻강아지라 할 수밖에없습니다.

자신이 베푼 자비로 이제 전쟁을 마감할 수 있으리라고.

 

그러나 범은 받은 그 자비로 다시 억지로 전쟁을 일으킵니다.

그러나 또 다시 전쟁에 패합니다.

이제는 범이 진짜로 하룻강아지가 얼마나 무서운지를 경험합니다.

 

축구에 너무 몰두하여 전쟁에 나선 신학생들, 그들은 신학교를 전쟁터로 만들었고

그 전쟁을 하느님의 정의(?)로 다스려 보려던 한 젊은 스승은

그후, 가니 마니 하는 좁은 전쟁터보다 마음의 평화를 얻을 수 있는

저 푸른 초원을 더욱 사랑하고~~~ 

 

 

축구를 즐기십시오.

고스톱을 즐기십시오.

골프를 즐기십시오.

인생를 즐기십시오.

 

그러나 너무 빠지지는 마십시오.

더나아가 너무 즐기면 휘둘림을 당하게 됩니다.

하룻강아지에게 물리게 됩니다.

하룻강아지에게 물리면 얼마나 물리겠냐고요?

아무리 하룻강아지라도 광견병을 갖고 있을 수 있습니다.

큰 어른 소도 광우병을 가지고 있는데 말입니다.

 

모든 것을 무작정 거부해도 그렇지만,

모든 것에 휘둘려도 그렇습니다.

작은 일에 감정을 휘둘리면 감정의 노예가 됩니다.

감정은 때론 잠자는 강아지 같아도 때론 미처 날뛰는 미친개가 됩니다.

 

미친개는 때려 잡는 방법밖에 도저히 다른 방법은 없는 것입니다.

사실 미친개는 불쌍할 뿐입니다.

원래, 미친개는 없었는데 감정이 만들어 내어

없던 미친개를 만화처럼 만들어 내어 때려 잡은 것입니다.

쓸데없는 짓을 한 것입니다.

그러나 아무리 쓸데없는 짓이라 해도

생겨난 모든 것은 절대 사라지지 않는 것이기에

쓸데없는 상처가 남는 것입니다.

 

월드 컵에 술이 넘칩니다.

맛있게 드십시오.

지금 저도 맛있게 맥주 한 잔 하렵니다, 포도주가 아니기에---

 

 

 

 

 

 

 

 

 

출처 : 마리아처럼-거룩한 내맡김
글쓴이 : moowee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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